감성과 기술의 융합 – 도자기로 스피커를 만든 이유
도자기 스피커, 그 낯설고도 매력적인 조합은 기술이 인간의 감성을 향해 다가가는 새로운 실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를 담는 매체로 도자기를 선택한다는 발상은, 일반적인 전자기기의 차가운 금속과 플라스틱 대신, 흙의 따뜻한 숨결과 자연의 텍스처를 입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공명체로서의 특성과 함께, 도자기의 질감과 형태가 가지는 고유의 미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조형예술로 기능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기능을 품은 도자기’라는 개념 아래 출발하였습니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도 자연을 기반으로 한 예술적 표현이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죠. 또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감성 오디오와 홈카페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도자기 스피커는 단순히 사운드 출력 이상의 존재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흙이 소리를 품고, 그릇이 음악을 담는 순간. 이 특별한 감성의 접점을 찾아가는 여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작의 여정 – 흙의 물성부터 음향까지 고려한 설계
도자기로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작하기 위한 첫 단계는, 스피커의 음향 특성과 도자기 소재의 특성을 얼마나 정밀하게 조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일반적인 오디오 기기와 달리, 도자기는 흡수성과 공명성이 강한 재료입니다. 이는 고음에서의 선명도는 다소 희생될 수 있으나, 중저음의 잔향과 공간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합니다.
초벌 단계에서는 통기성과 성형 안정성이 좋은 점토를 선택하였습니다. 형태는 기본적으로 사운드 웨이브를 고려한 반구형 혹은 원통형 디자인을 택하였으며, 이는 소리의 반사를 부드럽게 하여 보다 자연스럽고 포근한 음색을 구현하기 위함입니다. 내장형 블루투스 모듈과 배터리 장착을 위해 하단에 슬릿을 구성하고, 기판과 세라믹의 간섭이 없도록 내부는 일정 간격의 완충 공간을 두었습니다.
재벌 단계에서는 내구성과 음향 특성 개선을 위해 온도와 시간을 정교하게 조절하였고, 세 번째 소성(삼벌)은 유약의 성분에 따라 일부 샘플에서 시도되었습니다. 이때, 고온 유약을 사용한 제품은 소리의 퍼짐이 더 정제되며, 표면 역시 더욱 고급스럽고 섬세한 질감을 가졌습니다. 형태적인 아름다움과 기술적 정밀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야말로,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도자기 스피커의 감성 디자인 – 집 안의 미적 오브제로
도자기 블루투스 스피커의 또 하나의 강점은, 그 자체로 공간에 특별한 분위기를 부여하는 감성 인테리어 아이템이 된다는 점입니다. 전자기기 특유의 차가운 외형을 탈피하여, 흙 고유의 내추럴한 톤과 수공의 흔적이 남은 표면 질감이 집 안의 분위기를 보다 따뜻하게 연출합니다.
이번 실험에서는 총 세 가지 디자인 라인을 개발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북유럽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무광 백자 베이스의 미니멀 디자인, 두 번째는 한국 전통 백자의 라인을 응용한 곡선미 강조형, 그리고 마지막은 자연의 색을 반영한 유약 도장으로 산뜻함을 더한 빈티지 스타일입니다.
소리의 울림 외에도 시각적 ‘고요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했으며, 실제 사용자의 피드백에서도 ‘공간에 안정감을 준다’, ‘기분이 차분해진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날로그 감성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기계가 아닌 예술을 듣는 느낌이라는 평이 인상 깊었습니다. 도자기라는 소재는 단순히 장식적인 요소를 넘어, 듣는 이의 감정과 경험까지 관여하는 정서적 기능을 합니다.
기술적 도전과 지속 가능성 – 실험을 넘어 제품으로
기술적으로 도자기 블루투스 스피커는 여전히 여러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는 전파 간섭 문제. 흙은 금속처럼 전도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 회로 구성에 따라 무선 신호가 약화되거나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블루투스 칩을 장착하는 위치, 절연 도자 부위의 설계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한 음향 특성상 도자기의 두께와 공진이 맞지 않으면 ‘울림이 죽는’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얻는 디자인적 자유도와 예술적 가치는 전통 오디오 시스템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친환경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플라스틱 기반 전자기기와 달리, 도자기는 소각 시 유해물질이 없고, 장기간 사용해도 색이 바래지 않으며, 폐기 시에도 환경에 부담이 적습니다.
향후에는 재활용 유약이나 천연 안료를 활용한 ‘지속 가능한 에디션’을 출시해볼 계획입니다. 기술과 감성, 환경까지 고려한 도자기 스피커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이 실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창작자들과 협업하거나, 작가 중심 브랜드로 확장해보는 방향도 모색하고자 합니다.
사운드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
도자기 블루투스 스피커는 그 자체로 단순한 기계를 넘어서, 소리를 담는 그릇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합니다. 인간의 손에서 빚어진 형태에 기술이 스며들고, 음악이라는 감각이 공간에 머무는 방식은 우리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이 실험을 통해 배운 것은, 결국 감성은 기술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소재와 손길, 그리고 의도된 불완전함 속에서 스며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제는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퓨전 공예의 시대입니다. 도자기로 사운드를 구현한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으며, 더 많은 공예가와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당신의 공간에 사운드가 머무를 수 있다면, 그건 분명히 도자기가 전한 가장 따뜻한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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